이미예 '달러구트 꿈 백화점'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스포주의)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독특한 마을, 그곳에 들어온 잠든 손님들에게 가장인기 있는곳은, 온갖 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이다. 몰디브에서 3박 4일 휴가 보내는 꿈, 좋아하는 사람이 나오는 꿈, 하늘을 훨훨 나는 꿈 등 층층마다 특별한 장르의 꿈들을 구비하고 있다. 이곳에는 긴 잠을 자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짧은 낮잠을 자는 사람들과 동물들로 매일매일 대성황을 이룬다.

요즘 핫한 베스트셀러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어 보았다. 꿈에 대한 신선한 시각과 에피소드들을 풀어가는 방식이 짜임새있어 후딱 읽어버렸다. 보기드문 판타지적인 세계관이 흥미로왔고 좋아하는 감정, 예지몽, 트라우마, 죽은이가 나오는 꿈 등 굵직한 주제를 글에 잘 녹여내어 때론 공감하고 때론 감탄하며 읽었던것같다.

초반에 나오는 《시간의 신과 세 제자 이야기》가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미래를 택한 첫째, 과거를 택한 둘째, 모두가 잠든 시간을 택한 셋째의 태초의 이야기이며 천천히 곱씹어보면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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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 직원〉

페니 : 이 글은 페니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 일하고 싶어하여 면접을 보게 되고 달러구트의 일대일 면접을 통과해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달러구트 : 먼 옛날 세번째 제자가 세운 '꿈 백화점'을 대대로 물려받은 그의 후손으로 알려져있다.

웨더 : 특별히 귀한 꿈들만 취급하는 1층 프런트 베테랑 직원, 달러구트와 가장 오랜시간 일했다.

마이어스 : 소소한 여행이나 친구를 만나는 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꿈 등 평범한 일상을 파는 2층의 조금은 까탈스런 매니저

모그베리 : 획기적이고 엑티비티한 꿈을 파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3층 매니저, 조금은 수다스러움

스피도 : 낮잠용 꿈을 판매하는 4층의 매니저, 아무리 일이 많아도 업무속도가 빨라 절대 야근하지 않는다는 부러운 업무능력의 소유자

모태일 : 1,2,3,4층에서 팔다 남은 꿈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5층에서 일하는 페니의 고등학교 동창, 찍는 꿈은 기가막히게 대흥행한다는 탁월한 안목을 가지고 있다.

〈꿈제작자〉

킥 슬럼버 : 데뷔하자마자 그랑프리를 수상한 최고 인기의 꿈 제작자. 대표작으로는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범고래가 되는 꿈, 절벽위에서 독수리가 되어 날아가는 꿈 등 이 있다.

야스누즈 오트라 :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볼 수 있는 꿈들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꿈 제작자.

와와 슬립랜드 :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꿈을 만드는 제작자.

도제 : 죽은자가 나오는 꿈을 만드는 제작자.

아가냅 코코 : 태몽, 예지몽 등 미래의 일을 꿈으로 담으며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첫번째 제자의 먼 후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막심 :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을 만들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불편한 상황과 맞닥드려 악몽이라고도 생각해 음침하고 어두운 이미지가 있지만 자신의 꿈을 통해 사람들이 한층 더 단단해지고 강해지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애니모라 반초 : 동물들의 꿈을 만드는 제작자.

니콜라스 : 겨울 한철만 바짝 일하는, 크리스마스 때 외에는 꿈을 팔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제작자. a.k.a 산타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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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세 번째 제자의 유서 깊은 가게

1. 가게 대성황의 날

2. 한밤의 연애지침서

3. 예지몽

4. 트라우마 환불 요청

5. 꿈 제작자 정기총회

6. 이달의 베스트셀러

7. Yesterday와 벤젠고리

8. 체험판 출시 : 타인의 삶

9. 익명의 손님께서 당신에게 보낸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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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p.114-115

"다들 자신의 최종 목적지를 궁금해하시던데 손남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목적지요? 사람은 최종 목적지만 보고 달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 따위가 아니잖아요. 직접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고 가끔 브레이크를 걸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 맛이죠. 유명 작가가 되는 게 전부가 아닌걸요. 전 시나리오를 쓰면서 사는 게 좋아요. 그러다가 해안가에 도착하든 사막에 도착하든 그건 그때 가서 납득하겠죠.

제 대답이 너무 장황했죠?"

"전혀요. 아주 인상적인 이야기에요. 그러니까, 손님은 현재에 집중하면 그에 걸맞은 미래가 자연스럽게 올 거라고 생각하시는 군요."

"그럼요! 제 말이 그 말이에요."

​"아가냅이 만든 예지몽은 미래를 보고 싶어 하는 손님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상품이지만, 전혀 기대하지 않던 손님들에게는 뜻밖의 작은 선물이 되거든."

 

p.122

"네가 생각하는 대단한 미래는 여기에 없단다. 즐거운 현재, 오늘 밤의 꿈들이 있을 뿐이지."

 

p.144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이렇게 건재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손님들께서는 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다?"

 

p.148

그녀는 회사의 일은 물론이고, 결혼과 출산 등의 강제성도 없고 마감기한도 없는 모든 일에 스스로 기한을 두고 압박을 받는 자신의 모습도 알아차리게 됐다. 사흘 연속으로 시험 치는 꿈을 꾸고 일어난 어느 비 오는 아침,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무의식에 휘둘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비 내리는 창가에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고 앉아, 시험 기간에 스트레스 받았던 순간을 떠올리는 대신, 어쩄거나 시험을 잘 치러냈던 순간들에만 집중했다.

'난 지금까지 잘해낸 내가 자랑스러워. 이전에도 잘해냈고, 앞으로도 무슨 일이든 결국은 잘해낼거야.' 자신을 무조건 믿는 마음, 압박감을 벗어나는 마음, 여자에게는 이런 느슨한 마음가짐이 필요했다.

 

p.153

"항상 꿈의 가치는 손님에게 달려 있다고 하셨는데, 아하 그렇군요, 손님이 직접 꺠닫느냐 마느냐의 차이예요. 직접 알려주는 것보다 손님 스스로 깨닫느냐 마느냐의 차이예요. 그런 꿈이 좋은 꿈이에요."

"그렇지. 과거의 어렵고 힘든 일 뒤에는, 그걸 이겨냈던 자신의 모습도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 우린 그걸 스스로 상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단다."

"네. 저희가 꿈을 파는 이유가 거기 있죠. 결국 모든 건 손님들에게 달린 거니까요."

 

p.216

"여러분은 언제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끼십니까?"

"여러분을 가둬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 부디 그것에 집중하지 마십시오. 다만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데만 집중하십시오. 그 과정에서 절벽 끝에 서 있는 것처럼 위태로운 기분이 드는 날도 있을 겁니다. 올해의 제가 바로 그랬죠. 저는 이번 꿈을 완성하기 위해 천 번, 만 번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을 꿔야 했습니다. 하지만 절벽아래를 보지 않고, 절벽을 딛고 날아오르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 독수리가 되어 훨훨 날아오르는 꿈을 완성 할 수 있었죠. 저는 여러분의 인생에도 이런 순간이 찾아오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꿈이, 그런 여러분에게 영감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겁니다."

 

p.231

"영감이라는 말은 참 편리하지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대단한 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찾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는지, 하지 않는지. 결국 그 차이죠. 손님은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했을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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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말해주는 게 아닐까, 고민하고 응어리졌던 것을 풀어주며 암울한 현실속에서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현실적인 판타지는 고민했던 시간이 아까울 만큼 충분히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읽을 만했다. 2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